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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엔지니어링 신입사원이 하는 일

잘하고있어요 2023. 7. 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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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엔지니어링 취업에 대해 궁금했던 점

  •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까?
  • 도면 및 문서 작성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잘 다뤄야 할까?
  • 업계 분위기가 너무 보수적이지는 않을까?
  • 도시계획은 아파트 재개발 같은 걸 말하는 건가?
  • 야근이 많다던데..

저는 도시계획 엔지니어링 업체에서 3번의 이직을 거친 6년 차 대리입니다.
도시계획 엔지니어링 업체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대학 진학 시 전공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실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 진학 전, 입사 전에 궁금했던 사항들은 위와 같았습니다. 

도시계획 엔지니어링에 입사한 과정

부끄럽지만 대학 진학 때까지 명확한 꿈이 없었고 전공에 대한 선택지도 많지 않았습니다. 내가 갈 수 있는 선택지 중 나의 미래가 그려지는지 고민해 보고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도시계획. 도시, 계획 둘 다 회사원으로서 막연하게 멋진 일을 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문과생이었기에 경영, 금융, 건축 쪽으로 근거 없는 진로 설정을 어렴풋이 한 채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어서 그랬을까요?
 
적당히 신중하게 전공을 고른 것 치고는 4년 간 대학 생활을 잘 마쳤습니다. 도시계획 업계에 종사하면 다른 직종보다 은퇴 시점만큼은 늦을 수 있겠다. 대기업에 다니면 40대에 은퇴하고 치킨집을 차려야 한다던데 하며 정신승리. 그렇게 학사를 마치고 도시계획기사 자격증을 들고 졸업 후 도시계획 엔지니어링 업체에 취업했습니다.
 
도시계획 업계에도 소위 말하는 메이저 업체들이 있습니다. 도화, 유신, 한국종합기술 등 수주금액으로 업계 순위를 확인하곤 합니다. 메이저 업체에 입사를 꿈꿨던 적이 있지만 알량한 생각으로 메이저는 많이 일하고 많이 받는 곳이니까, 적게 일하고 적당히 버는 곳으로 가야지 하며 또 적당히 취업 준비를 합니다.
 
그래서 취업의 문이 높지 않았나 봅니다. 채용 사이트에서 출퇴근 거리, 연봉 등을 보고 지원하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학교에서 엔지니어링 업계에 들으면 야근이 많다는 얘기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동기들은 야근이 많지만 월급도 많은 엔지니어링 준비파, 야근 없는 공무원 준비파 크게 두 파로 나뉘어 준비를 했습니다. 이제 와서야 알았지만 공무원도 야근을 많이 합니다.
 
저는 3번의 이직을 했고 지금 회사에서는 8개월 동안 야근을 한 번 했습니다. 요즘 MZ다 뭐다 하면서 업계 분위기 자체가 바뀐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야근이 많았던 곳도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립니다.
 
저는 도시계획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흥청망청 살았던 학창 시절에 비하면 세상이 봐준 느낌이 듭니다. 연차가 쌓이면서 경험이 늘어나는 재미도 있고, 급여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웬만한 연봉으로는 인생이 바뀌지는 않을 거고 자산을 늘리기 위한 재테크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면접

면접 준비할 때 회사 입장에서 아르바이트를 뽑는 게 아니라 직원을 뽑는 거라고 생각하니 내가 회사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첫 면접이라 걱정이 참 많았습니다.
 
도시계획이 뭐냐고 물어보면 어떡하지?
캐드 얼마큼 하냐고 물어보면 어떡하지?
포토샵 다룰 줄 아냐고 물어보면 어떡하지?
PPT 해보라고 하면 어떡하지?
GIS 써봤냐고 하면 뭐라고 하지?
 
위의 내용들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경력직 면접은 좀 다르지만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보고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 만들어진 맛있는 요리를 찾는다기 보다는 들어갈 신선한 재료를 찾는 느낌입니다. 이 친구가 우리가 업무에 대해 알려주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를 봅니다.
그래도 업무 전반에 대해 아는 게 있냐고 하면 알려주시는 내용 잘 배우겠습니다. 캐드, GIS는 학교 동아리 활동에서 배운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하면서 뻔뻔하게 거짓말해도 됩니다. 아니 거짓말을 해야 합니다. 나중에 배워서 잘하면 되니까요.
 

도면-작성하는-모습
도시계획 업무를 하다보면 도면과 친해집니다.

도시계획 엔지니어링 업체 신입 사원은 무슨 일을 할까?

  1. 삽도 만들기
  2. 도면 작성하기
  3. 문서 내 단순 업무 지원하기
  4. 도면 접지
  5. 서류 꾸리기

신입이 하는 업무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1. 삽도 만들기

보고서에 들어가는 이미지 파일을 삽도라고 합니다. PPT or 포토샵을 주로 사용해서 지도상에 도로를 표현하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듭니다.

2. 도면 작성하기

캐드에서 도면을 직접 그리는 작업을 신입 때부터 하지 않습니다. 연속지적도, 도시관리계획 등에 대한 데이터를 국가에서 관련 포털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 데이터를 캐드에서 열 수 있게 가공을 하는 정도의 작업을 주로 합니다.

3. 문서 내 단순 업무 지원하기

프로젝트에 관련된 필지나 소유자 현황 파악을 위해서 각 필지의 편입 면적, 등기부등본 등을 작업합니다.

4. 도면 접지

A4가 보고서의 표준 규격이 되는데 그보다 큰 A1사이즈 의 도면을 A4 사이즈 보고서에 맞도록 접어서 첨부합니다. 사이즈별로 접는 형태가 다양한데 접지 전문업체에 맡기는 곳도 있다고 들었지만 저는 5년 동안 일하면서 맡겨본 적은 없네요.

5. 서류 꾸리기

보고서 내용을 작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출력해서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는 작업을 보조합니다. 경험이나 보고서 순서를 볼 줄 아는 시기가 되면 혼자 보고서와 도면을 출력해서 서류를 꾸릴 수 있게 됩니다.
 

마치며

도시계획 업계에 대한 괴담들이 많은데요, 무조건 겁이 나서 기피하지 않고 면접을 볼 때 회사도 나를 채용하는 것이지만 나도 이 회사에 나를 맡겨도 될까? 회사를 면접 본다고 생각하시고 도시계획 메이저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면접도 많이 보시면서 진로를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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